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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기를 처음 씻길 때 손이 덜덜 떨렸습니다. 작고 물렁물렁한 아이를 혼자 들고 물속에 넣는다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신생아실에서 수백명의 아기를 씻겨보고, 직접 두 아이를 키우면서 시행착오를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아 목욕에서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신생아 목욕 빈도, 매일 씻겨야 할까
신생아를 매일 씻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당연히 매일 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신생아중환자실에서는 매일 씻겼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신생아는 외출도 거의 없고 땀 분비 자체가 적기 때문에, 주 2~3회 목욕으로도 충분합니다. 오히려 매일 씻기면 경피수분손실량(TEWL)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TEWL이란 피부 표면을 통해 수분이 증발하는 양을 의미하는데, 이 수치가 올라가면 피부 장벽이 무너지면서 건조하고 예민한 피부가 됩니다. 신생아는 피부 장벽 자체가 성인보다 훨씬 얇기 때문에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목욕 타이밍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너무 배가 고픈 상태에서 씻기면 아이가 울고, 수유 직후에는 토할 수 있습니다. 수유 후 1시간 정도 지나서 아이가 안정된 상태일 때가 가장 좋습니다. 제가 직접 써보니 이 타이밍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목욕 자체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대한소아과학회에 따르면 신생아 피부는 생후 수주간 피지막과 각질층이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상태로,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이 피부 건강 유지에 핵심입니다([출처: 대한소아과학회](https://www.pediatrics.or.kr)).
체온 관리, 10분 안에 끝내야 하는 이유
신생아 목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 없이 체온 관리라고 말합니다. 신생아는 체온조절 기능이 미성숙한 상태입니다. 쉽게 말해, 추위나 더위에 노출되었을 때 성인처럼 스스로 체온을 유지하는 능력이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목욕은 10분 이내에 끝내는 것이 원칙입니다. 시간을 끌수록 체온이 내려가고, 그 자체가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됩니다. 제가 NICU에서 사용한 방법인데, 목욕 전에 수건, 기저귀, 옷 순서로 미리 펼쳐두면 목욕 후 바로 닦고 입힐 수 있어서 체온 손실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목욕 환경 온도도 꼼꼼하게 맞춰줘야 합니다.
- 실내 온도: 약 26°C (에어컨, 선풍기 끄고 외풍 차단)
- 목욕물 온도: 약 38°C (팔꿈치 안쪽에 닿았을 때 따뜻한 정도)
- 헹굼물 온도: 약 40°C (목욕하는 동안 물이 식으므로 조금 더 따뜻하게 준비)
아이를 홀랑 다 벗기기 전에 먼저 얼굴과 머리를 닦아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하면 몸통이 옷으로 덮인 상태에서 머리를 먼저 처리할 수 있어 체온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부위별 관리, 눈·코·배꼽·생식기·귀
부위별 관리는 알면 알수록 각각 주의해야 할 포인트가 다릅니다. 뭐든 대충 닦으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직접 해보면서 부위마다 방식이 꽤 다르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눈을 닦을 때는 비루관(눈물을 코로 흘려보내는 통로)이 막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비루관이란 눈물주머니에서 코 안쪽으로 연결된 관을 뜻하는데, 신생아는 이 관 끝에 얇은 막이 남아 있어 눈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눈곱으로 쌓이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럴 때 눈물주머니 마사지가 효과적입니다. 코와 눈 사이 뼈가 만져지는 부위를 꾹 누르면서 코 옆 방향으로 내려주면 됩니다. 솔직히 처음엔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힘을 줘야 합니다. 저희 아이는 세게 해도 울지 않았는데, 살살 해선 효과가 없으니 적당히 힘을 실어주시는 게 맞습니다.

코딱지 제거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목욕 직후 코 안이 촉촉해진 타이밍에 휴지 끝을 돌돌 말아 콧구멍에 살짝 넣었다 빼주면, 코딱지가 묻어 나오거나 재채기를 하면서 저절로 나옵니다. 생리식염수를 따로 넣어줘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목욕 직후라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머리에 생기는 지루성 각질, 즉 두피 비늘증(cradle cap)에 대해서도 짚고 싶습니다. 여기서 두피 비늘증이란 신생아 두피에 노란 각질이 딱지처럼 쌓이는 현상으로, 피지 분비가 왕성한 시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상태입니다. 손톱으로 긁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겠지만, 그렇게 하면 두피에 상처가 납니다. 오일을 머리에 바르고 5~10분 정도 기다렸다가 얇은 빗으로 살살 빗어주면 훨씬 쉽게 제거됩니다. 첫째, 둘째 모두 이 방법으로 조금씩 관리했는데, 한 번에 다 없애려 하지 않고 목욕 때마다 조금씩 덜어내는 것이 맞습니다.
배꼽은 탈락 전까지 가능하면 부분 목욕을 권하는 편입니다. 물이 들어갔다면 꼼꼼히 말려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생식기는 여아는 앞에서 뒤로 닦고, 남아는 포피를 억지로 뒤집지 않습니다. 귀는 물이 들어가도 차가운 바람으로 말려주면 충분합니다.
목욕이 익숙해지고 나면 아이 피부 상태를 함께 관찰하는 시간으로 활용하시길 권합니다. 저는 지금 첫째와 둘째를 함께 씻기면서 그 와중에 저도 같이 씻어버리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처음 손이 떨렸던 게 무색할 만큼 자기만의 방법이 생기게 됩니다. 지금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서너 번만 해보시면 분명 흐름이 잡힐 것입니다. 조급하게 완벽하게 하려 하기보다, 아이가 안정된 상태로 끝나는 것을 목표로 삼으시면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