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 볼이 처음 빨게 달아오르던 날, 저는 밤새 검색창을 붙잡고 앉아 있었습니다. "태열에 좋은 보습제", "태열 빨리 낫는 법"을 번갈아 치다 보니 어느새 새벽 두 시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밤의 검색이 아이 피부를 낫게 해준 게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냥 나아졌을 뿐이었죠. 둘째를 낳고 나서야 비로소 태열이라는 말 자체를 좀 다르게 보게 되었습니다.태열은 진단명이 아닙니다: 피부 장벽과 영아습진의 진짜 의미많은 부모들이 "태열이에요"라는 말을 하나의 병명처럼 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의학적으로 태열이라는 진단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신생아기나 영아기에 나타나는 여러 피부 병변을 두루뭉술하게 묶어 부르는 관용어에 가깝습니다.실제로 그 안에는 전혀 다른 질환들이 섞여..
기저귀 발진의 진짜 원인, 습기가 아니었습니다기저귀 발진을 흔히 '오래 차고 있어서 짓무르는 것'으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소아과에서 설명하는 메커니즘은 조금 다릅니다. 문제의 핵심은 요소(Urea)입니다. 요소란 소변에 포함된 질소 화합물로, 대변 속 세균과 만나면 기저귀 내부의 산도(pH)를 급격히 염기성으로 바꿔놓습니다. 쉽게 말해, 기저귀 안이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환경으로 변한다는 뜻입니다.이 환경 변화가 문제를 일으킵니다. 대변 속에 있던 단백질 분해 효소와 지방 분해 효소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소화기관이 아닌 아기의 피부 장벽을 직접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흔히 말하는 '똥독'이 바로 이 효소들의 화학적 공격으로 생기는 것입니다. 이러한 화학적 자극이 기저귀 발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