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을 충분히 쬐고, 칼슘이 많은 음식도 잘 챙겨 먹으면 뼈 건강은 문제없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아이를 키우고 산후 골밀도 검사를 받아보면서 그 믿음이 얼마나 위태로운 것이었는지 실감했습니다. 비타민 D 결핍은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분과 그 아이의 이야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한국인의 비타민 D 결핍, 얼마나 심각한가혹시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 이상이 비타민 D가 부족한 상태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숫자가 꽤 놀랍습니다. 2008년에는 남성 52%, 여성 68% 수준이었던 비타민 D 부족 비율이, 2014년에는 남성 75%, 여성 83%로 단 6년 만에 크게 뛰어올랐습니다([출처: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
퇴원하고 집에 돌아오면 아이 배꼽에 달린 탯줄 흔적이 생각보다 거슬립니다. 건드리기도 무섭고, 잘못 닦다가 뭔가 잘못되는 건 아닐까 싶어서 매번 조심스럽게 손을 댑니다. 저도 첫째 때 그랬습니다. 결국 제일 중요한 건 건조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탯줄이 떨어지기까지, 제대 관리의 맥락제대(臍帶)란 태아와 태반을 연결하던 탯줄을 말합니다. 출생 직후 절단되고 나면, 남은 흔적이 말라가다가 자연스럽게 떨어집니다. 이 탈락 과정은 보통 생후 1~3주 사이에 일어납니다.저희 신랑이 탯줄을 직접 잘랐는데, 나중에 하는 말이 "고기 써는 느낌"이었습니다. 말캉말캉한 질감이 생각보다 낯설었다고요. 감동을 기대했다가 당황했다는 말을 웃으며 전해줬는데, 실제로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아빠들이 꽤 많더라고요.제대가 떨어지는..
치아도 없는 아기 입 안을 굳이 닦아야 할까요? 저도 첫째 때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이가 나면 그때부터 시작하면 되지 않냐고요. 그런데 둘째를 키우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수유 후마다 혀 안에 하얗게 끼는 우유 찌꺼기를 보고서야 비로소 신생아 구강 관리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제가 첫째 때 놓쳤던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이가 없어도 잇몸은 닦아야 하는 이유신생아의 입안을 들여다본 적 있으신가요? 매끄럽고 깨끗해 보이는 잇몸이지만, 그 아래에는 이미 유치와 영구치의 치배(tooth germ)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여기서 치배란 치아가 완성되기 이전 단계의 세포 조직으로, 이 시기의 구강 환경이 나중에 올라오는 치아의 상태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저는 둘째 아이를 낳았을 때..
기저귀 발진의 진짜 원인, 습기가 아니었습니다기저귀 발진을 흔히 '오래 차고 있어서 짓무르는 것'으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소아과에서 설명하는 메커니즘은 조금 다릅니다. 문제의 핵심은 요소(Urea)입니다. 요소란 소변에 포함된 질소 화합물로, 대변 속 세균과 만나면 기저귀 내부의 산도(pH)를 급격히 염기성으로 바꿔놓습니다. 쉽게 말해, 기저귀 안이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환경으로 변한다는 뜻입니다.이 환경 변화가 문제를 일으킵니다. 대변 속에 있던 단백질 분해 효소와 지방 분해 효소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소화기관이 아닌 아기의 피부 장벽을 직접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흔히 말하는 '똥독'이 바로 이 효소들의 화학적 공격으로 생기는 것입니다. 이러한 화학적 자극이 기저귀 발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
퇴원 후 며칠 만에 아기 피부가 노랗게 변한다면, 처음 보는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히 패닉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NICU에서 일하면서 그 순간의 부모 얼굴을 수도 없이 봐왔습니다. 신생아 황달은 정상 신생아의 60~80%에서 나타날 만큼 흔한 증상이지만,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맞닥뜨리면 그 흔함이 전혀 위안이 되지 않습니다.빌리루빈 수치가 올라가는 이유, 생각보다 단순합니다황달의 핵심은 빌리루빈(bilirubin)입니다. 빌리루빈이란 적혈구가 수명을 다하고 깨질 때 헤모글로빈 속 헴(heme) 성분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노란색 색소입니다. 원래는 간에서 처리되어 담즙을 통해 배출되어야 하는데, 신생아는 이 대사 경로가 아직 미숙합니다.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신생아의 적혈구..
솔직히 저는 NICU에서 수백 명의 신생아를 돌봤으면서도, 막상 제 아이를 먹일 때는 완전히 달랐습니다.이론과 실제는 차이가 있다는 걸 느꼈어요. 첫째 때 16개월까지 모유수유를 했는데도 둘째 때 또 헤맸으니까요. 경험이 있다고 쉬워지는 게 아니라는 걸, 직접 겪고 나서야 인정하게 되었습니다.젖 물리기, 처음부터 제대로 잡아야 합니다모유수유에서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은 올바른 유착(latching)입니다. 유착이란 아기가 엄마의 유방을 입에 무는 방식을 말하는데, 이게 잘못되면 수유 내내 고통이 따릅니다. 유두만 얕게 물면 유두 균열이 생기고, 심한 경우 유두 열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유두 열상이란 유두 피부가 갈라지거나 찢어지는 상처로, 수유할 때마다 극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제대로 물린 상태라..